"도요타자동차는 세계 1위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문제는 대기업병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세계 최고라는 것에 자만해 위기의식이 느슨해지고 있다."


일본 제조업을 대표하는 도요타 자동차의 새로운 사령탑을 맡은 와타나베 가쓰아키 사장(63·사진)이 날카롭게 진단하는 도요타의 문제점이다.


그는 지난 27일 도쿄 로열파크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쉴 때가 아니라 성장에 맞춰 기초를 튼튼히 할 때"라며 자신의 역할을 '위기의식의 전도사'로 규정했다.


도요타 입사 40년 만에 사장에 오른 와타나베 사장은 조달,사업개발,공장장 등 주요 부문을 두루 거쳤다.


도요다 쇼이치로 사장(현 명예회장) 시절에는 비서실에 근무하며 도요타의 성장 전략을 짜는 참모 역할을 맡아 신임을 얻었다.


'우직하고 철저하게'를 생활철학으로 삼고 있는 와타나베 사장은 상대방이 납득할 때까지 대화하는 이론파 경영자로 통한다.


게이오대 재학 시절 럭비 선수로 활약한 스포츠광인 그의 꿈은 "달리면 달릴수록 안전하고 환경에도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도요타의 가이젠 정신 그대로 '좋은 차 만들기'를 위한 끝 없는 열정을 숨기지 않는다.


도요타의 내년 판매 목표는 850만대로 GM(900만대)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와타나베 사장 임기 중 세계 자동차업계 정상 등극도 가능할 것이란 섣부른 기대도 있다.


이렇게 되면 후임 사장으로 일찌감치 내정된 창업주 가문의 도요다 아키오 부사장에게 세계 1위 도요타를 '대정봉환(大政奉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한 와타나베 사장의 키워드는 중국 시장과 연료전지자동차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두 분야의 담당 부사장직을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


------------------------------------------------------------


< 대정봉환 = 일본 메이지유신 전야인 1867년 당시 집권세력이던 도쿠가와 에도막부(幕府)가 통치권(大政)을 교토의 일왕가에게 되돌려준(奉還) 것을 일컫는다. 이로써 600여년에 걸친 쇼군(將軍) 통치가 끝나고 본래의 왕권이 부활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