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국제공동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건설부지로 프랑스 마르세유 인근 카다라시가 확정됐다. ITER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일본,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은 28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어 ITER건설 부지로 프랑스 카다라시를 확정했다고 과학기술부가 28일 밝혔다. ITER 프로젝트는 태양 에너지의 발생원리와 같은 핵융합 발전의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대형 핵융합 실험로 건설을 목표로 6개국이 참여하는 국제협력사업이다. 열출력 500㎿, 에너지 증폭률(Q) 10이상의 핵융합로 건설이 목표다. 과기부에 따르면 그동안 ITER부지 유치를 놓고 경합을 벌여온 일본과 EU는 최근 `유치국과 비유치국간 역할분담 방안'에 대한 협상을 통해 지난 5월 일본측이 부지를 양보키로 정치적 결정을 내리고 이번 6개국 장관회담에서 최종 합의에 이른 것이다. 일본측은 양보의 대가로 연구시설 건설 수주, 프로젝트 참여 연구원 다수 확보 등의 다양한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은 일본의 롯카쇼무라를, 중국과 러시아는 프랑스 카다라시를 각각 지지, 팽팽한 세대결을 벌이는 바람에 ITER 부지선정이 지연됐다. ITER부지가 확정됨에 따라 6개국은 본격적인 ITER건설에 착수하기 위해 연내에 ITER공동이행협정(JIA)에 가서명하고 2006년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ITER국제기구 설립 등 남은 현안을 조속히 매듭짓기 위해 단계별 실무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핵융합 발전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03년 6월 ITER에 공식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미ㆍEUㆍ일ㆍ러시아가 축적해온 공학적 설계기술을 습득, ITER 주요 장치를 제작, 납품할 계획이다. 과기부는 "우리나라가 세계 초강대국과 대등하게 ITER에 참여함으로써 향후 2035년께 핵융합 발전이 실용화될 경우 핵융합 발전의 원천기술 보유국의 위치를 확보하고 나아가 핵융합발전소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 우리나라에서는 최석식 과기부 차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했으며 러시아에서는 루미얀체프 원자력청장, 미국에서는 오바크 에너지부 차관보, EU측에서는 포토치닉 연구담당집행위원이, 일본은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문부과학상, 중국에서는 수 주앙후아 과학기술부 장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도 부카르트 사무차장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기자 j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