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고유가代案' 러 극동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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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석 <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최근 중국의 파격적인 해외자원 개발행보를 지켜보는 미국 등 에너지 다소비 국가들의 심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국제유가가 60달러를 넘나드는 상당부분 책임이 이 같은 중국의 에너지시장 질서 교란 행위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러시아 동시베리아 및 극동 지역은 경제 발전의 전략무기인 석유자원 확보 전장으로 변모하고 있고,이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정치 역학관계가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에너지 공급국인 러시아가 최근 수년간 유지된 고유가 행진에 힘입어 막대한 외화자금을 축적했고,자국의 에너지 자원을 러시아 기업들에 의해 개발토록 하겠다는 자원민족주의적 원칙을 강하게 천명함으로써 심화되고 있다.
이에 반해 에너지 거대 소비국인 중국은 지난해 여러차례에 걸친 고위급 자원외교를 전개하면서 카자흐스탄 베네수엘라 수단 이란 아제르바이잔 등에서 유전개발권을 확보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은 향후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으로 동시베리아·극동지역을 책정하고 러시아 석유기업 유간스크네프츠가스을 비롯한 석유기업들의 지분을 매입함으로써 이 지역의 자원개발 경쟁을 선도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은 중동지역의 정치적 위기 심화에 따른 에너지시장 불안정성 지속,북해 유전 고갈에 따른 국제 석유시장의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러시아와 에너지동맹 결속 강화를 희망하는 한편,중국이 국제 석유시장에서 전개하는 파행적인 시장전략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은 지리적 인접성에도 불구하고 현안인 영토문제 등으로 인해 러시아 자원 개발에 우회적인 정치 외교적 접근을 구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 중국이 러시아 코빅타 가스전 개발 및 파이프라인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에 자극받아 실리적인 진출 전략으로 선회한 바 있다.
더욱이 일본정부는 러시아 송유관 태평양노선을 나홋카로 유치하는 과정에서 70억달러 금융차관을 제의하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동시베리아와 극동지역 자원 개발 각축전의 주전멤버다.
러시아 에너지 자원 개발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에서 우리가 지니는 지정학적 이점 및 최근 수년간의 에너지 자원 협력의 실질적 결실을 맺기 위한 혜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는 동시베리아 및 극동지역 개발을 중점사업화 할 것을 천명하고,이 지역에 대규모 석유·가스 수출기지를 건설하는 동시에 가스 공급 체계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러시아의 동방 에너지 개발 정책은 우리나라에 고유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 에너지산업 및 에너지설비산업의 외연을 해외로 확장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다양한 형태의 정치 경제 환경적 위험이 내재된 사업이다.
이 같은 사업이 성공하려면 정부와 에너지 기업의 철저한 역할 및 기능분담이 요구된다.
에너지사업의 진출 및 참여 결정은 에너지 전문기업 및 민간기업이 주도하되,국내 에너지 기업이 에너지 다국적 기업과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 또는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에너지 개발사업에 공동 진출해 플랜트산업의 외연확장 기회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따라야 한다.
정부는 에너지개발 전문 기업을 육성해 경쟁력 있는 에너지개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한편,러시아 에너지 자원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국제 협력활동을 전개해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에너지 전문기업 및 민간부문의 투자위험을 축소시키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