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식펀드가 국내 증시의 최대 '큰손'으로 떠올랐다. 적립식펀드로 매달 유입되는 신규 자금이 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 연기금을 비롯한 주요 매매 주체의 순매수 금액을 앞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말쯤 적립식펀드 판매잔액이 10조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자산운용협회가 내놓은 '5월 말 적립식펀드 투자 현황'에 따르면 적립식펀드 투자금액은 지난달 말 현재 7조6800억원에 달해 전달의 7조1250억원보다 5550억원 증가했다. 적립식펀드는 지난 4월에도 5730억원 늘어난 데 이어 5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올 연말쯤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협회측은 내다봤다. 적립식펀드 증가액 중 특히 주식형(주식투자비율 60% 이상)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은 5월 중 433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순매수한 주요 매매 주체인 외국인(1396억원) 보험(1361억원) 기금(3407억원) 기타법인(4016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4월에도 적립식 주식형펀드는 4410억원 늘었는데 이 또한 외국인(1888억원) 등 여타 순매수 주체보다 많았다. 다만 적립식펀드 신규 가입자 수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적립식펀드 계좌 수는 5월 말 284만569개로 전달보다 21만2495개 증가,4월 증가분(29만697개)에 못 미쳤다. 운용사별로는 적립식펀드 운용액이 1조원이 넘는 회사가 등장했다. 미래에셋투신운용의 경우 적립식펀드 설정액이 1조610억원에 달했다. 이 덕분에 지난 2003년 말 1190억원에 불과했던 미래에셋투신의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5월 말 현재 1조460억원으로 1년반 새 9배 늘었다. 이외에도 대한투신운용 한국투신운용 랜드마크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도 적립식펀드 운용규모가 5000억원을 넘었다. 판매처별로는 은행이 5월 동안 전체 적립식펀드 증가액의 76.2%에 달하는 4230억원을 판매했다. 누계로도 전체의 53.9%인 4조14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판매잔액이 1조8510억원(전체의 24.1%)으로 단연 독보적이었지만 5월 증가액은 1470억원으로 신한지주 계열인 조흥은행(1013억원)과 신한은행(402억원)을 합친 것과 비슷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