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창원사업장 직원들은 출근 때 반드시 손수건을 챙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장실에 비치돼 있던 건조기와 종이타월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경비 절감 차원에서다. 이 회사는 이달 초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경비를 10%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임원들이 해외 출장을 가더라도 4시간 이내 비행거리면 무조건 이코노미클래스를 타고 가도록 하고 웬만하면 화상회의로 출장을 대신 할 것을 권장키로 했다. 기아자동차도 국내 출장시 제주도를 제외하곤 항공편을 이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고 가까운 출장은 KTX 대신 일반 열차를 타도록 했다. 간부 사원들에게 제공하던 유류비도 30%나 삭감했다. 기업들이 다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내수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데다 고유가의 충격으로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기업들은 '마른 수건도 다시 쥐어짠다'는 각오다. 삼성전기는 사내의 모든 팩시밀리를 치워버렸다. 종이값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대신 온라인을 통해 팩스를 주고받는 시스템을 깔았다. 삼성SDI는 이달부터 직원들에게 e메일 중 불필요한 파일을 없애자는 'e메일 다이어트'운동을 시작했다. 1MB 초과시 20원씩 부과되는 서버관리 비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아이마켓코리아 등은 1회용 종이컵을 없애고 머그잔을 사용토록 했다. LG전자는 부서 회식 때 2차 안 가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고육책'도 동원되고 있다. 해태음료는 하반기부터는 '아미노업'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의 TV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도 실적이 부진하자 마케팅 비용을 10% 줄이고 고객에 대한 멤버십 혜택도 축소키로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