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지난해 '2010년 매출 20조원,재계 10위권 진입'이라는 경영 비전을 선포했다. 올해에는 매출 7조원,영업이익 9000억원을 달성해 중·장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하반기 경영 여건은 고유가의 고착화,환율 하락 등으로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현대그룹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내실 경영과 기업 체질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계열사별로 고유가와 환율 변동,정책 변화 등 불확실한 외부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한편 현정은 회장을 구심점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 하반기 경영 초점은 △핵심 사업부문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 △내실 경영 △고객만족 경영 강화 △윤리경영·투명경영·사회적 책임 강화 등이다. 현대그룹은 이와 함께 그룹 차원의 감사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동력이 될 정보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전산시스템 통합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물류,기계·제조,금융,남북경협개발 등 기존 핵심사업 부문의 수익성을 높여 나간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상선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상시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다음달 인도 법인을 신설하는 등 신흥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컨테이너 부문에서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선복(화물의 적재공간) 활용을 최적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하반기 시황 강세가 전망되는 유조선 사업에선 현물 시장에서의 영업을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현대아산은 누적 관광객 100만명 달성을 계기로 제2의 도약에 나선다. 8월 가족호텔인 금강산 패밀리 비치호텔 개장을 시작으로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제2온정각,평양 옥류관 금강산 분점 등을 속속 신설한다. 특히 하반기엔 금강산을 세계적인 종합관광특구로 개발하기 위한 투자 유치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대증권은 '캐시 플로' 역할을 하는 위탁매매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자산관리 기업연금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또 자산관리 수요 증가 추세에 따라 일반 영업직과 금융상품 영업직을 통합하는 토털 영업체계를 구축,온라인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증권은 특히 최근 IB(투자은행) 기획본부를 신설하고 조직을 간소화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신속한 의사 결정 및 본부장 중심의 책임경영이 이뤄지도록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공장 자동화 설비 도입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한 중국 공장과 연계,국제 경쟁력을 높이면서 물류자동화 설비와 신규 사업인 승강장스크린도어(PSD·Platform Screen Door)에 집중하기로 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