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는 서울의 한 지명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우수한 학생들이 공부하는 집단이라는 의미가 되었다." 입시 전문 종로학원의 안내책자에 나오는 문구이지만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하는 표현이다. 지난해에도 전국 의대 치대 약대 진학생 2500명 중 500명 이상이 종로학원 출신일 정도로 명성이 높지만 매출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학원과 교재 판매,프랜차이즈 사업을 합쳐 지난해 5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역사에 비해 덩치를 키우지 못했던 종로학원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성공과 침체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경기고 수학교사로 일하던 정경진 회장(76)이 1965년 서울 인사동에 단과학원을 차린 것이 종로학원의 효시. 정 회장은 당시 수학참고서 시장을 석권했던 '수학I의 완성' 저자다. 그는 여기서 번 돈을 우수 강사 초빙에 투자,종로를 입시 명문학원으로 키웠다. 지난 91년부터 6년간 매년 평균 1000명을 서울대에 입학시키는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렇지만 90년대 말부터 지난해까지는 침체를 겪었다. 대성학원 등 경쟁자들이 96년부터 강남,송파 등에 대입 재수생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분원을 내자 종로는 재학생 위주의 직영학원 14곳을 신설했다. 그러나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98년 분원을 모두 없앴다. 이 여파로 현재 수강생은 3200명(직영학원 2곳)으로 6500명 선인 대성(직영학원 3곳)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종로학원(법인명 입시연구사)은 116억원,종로학평(교재 출판 및 모의고사)은 8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종로M학원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이루넷의 매출이 291억원이다. ◆온라인 강의에 주력 종로학원은 지난해부터 공격경영에 나섰다. 학생 평가를 통해 올초 97명의 강사 중 15명을 내보냈다. 또 경기도 강화와 광주에 각각 400명을 수용하는 기숙학원 2곳을 만들었다. 올 3월에는 '종로e클래스'라는 이름의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메가스터디가 단과반 강의라면 종로e클래스는 종합반이다. 종로는 강사의 3분의 1을 투입하는 등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15억원 정도지만 매년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