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과 브랜드 마케팅 강화로 경기침체와 실적부진 등 악조건을 극복한다.' 삼성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요약하면 이같이 표현할 수 있다. 상반기 동안 삼성전자삼성SDI 삼성전기 등 그룹 내 3대 주력 계열사는 환율 하락과 IT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실적부진을 겪었다. 여기에 해외 경쟁업체들의 거센 추격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으로 2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 주력 계열사들은 하반기 실적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신규 사업역량 강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도체 등 수익개선 주력 삼성전자는 최근 세 차례의 사장단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반기와 내년 이후 발전 전략 마련에 나섰다. 윤종용 부회장 주재로 열린 이들 회의에서 삼성전자 사장단은 휴대폰 반도체 LCD 등 각 총괄사업부의 중·장기 핵심사업을 점검하고 고유가와 환율 하락 등 대외적인 여건 악화에 따른 하반기 경영전략을 검토했다. 또 마케팅 연구·개발 공급망관리(SCM) 조직운영 등에 대해서도 점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프리미엄 디자인을 갖춘 제품과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인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초일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디자인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휴대폰가전 디지털 미디어 등에서 경쟁업체를 능가하는 제품을 하반기중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에 2기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전략인 '이매진(Imagine)'을 성공적으로 확산시킨다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단 올 하반기 각 사업부별로 신사업 발굴과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의 경우 D램은 하반기 실적 전망이 좋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90나노 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플래시메모리는 기가급의 MP3용 낸드플래시 등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7월 중순께부터는 LDI(LCD구동칩)와 CMOS이미지센서 등 비메모리 제품을 생산하는 S라인을 본격 가동,시스템LSI 부문의 경쟁력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LCD총괄은 오는 9월께 천안의 7세대 라인을 본격 가동,대형 공급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LCD-TV의 표준화를 주도하고 하반기 이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LCD 시장을 선점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 총괄은 DMB폰과 휴대인터넷 등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연말까지 1억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짰으며 디지털 미디어 총괄도 하반기 MP3와 홈시어터 등에서 최첨단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핵심사업 역량 강화 삼성SDI는 올 하반기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나아질 것이란 전망 하에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올 하반기 PDP OLED 2차전지 등 3대 핵심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기존 사업인 브라운관과 LCD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사업부문별로는 PDP패널의 경우 싱글스캔 및 회로 집적화 등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HD급 패널 공급을 상반기보다 50%가량 늘릴 계획이다. 2차전지 부문에서는 블루투스폰과 소형 오디오용 2차 전지를 개발하고 업계 최초로 2600mAh의 노트북용 원통형 전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매출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빅슬림 브라운관의 경우 하반기부터 멕시코 법인 등 해외 법인의 생산량을 늘리고 21·29인치 TV용,17인치 모니터용 빅슬림도 개발,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는 하반기 사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전략을 세웠다. 소재와 무선고주파,광학 등 3대 핵심기술과 8대 제품 위주의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하반기에 완료하고 내년 이후 안정적인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