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백신 생산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아시아 지역 첫 백신생산 공장 후보지로 한국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GSK의 스테펀 쿡 부사장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백신 임상연구와 생산을 위한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며 "오는 9월께 본사 전략회의를 거쳐 한국과 싱가포르 중 한 곳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류독감 등 신종 질병의 연이은 등장으로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백신시장에서 한국이 연구·생산 허브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아시아 거점으로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고 한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의 활발한 활동으로 아시아 백신연구 네트워크의 중심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 GSK는 최근 평가단을 한국에 파견해 충북 오송,경기도 화성,전남 화순 등 3개 신청지를 둘러봤으며 정부 관계자들과도 만나 논의했다. 싱가포르가 국가적으로 GSK 백신 생산공장 유치를 위해 뛰고 있어 결과를 장담할 순 없지만 최근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한국 유치 성공을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국GSK 관계자는 설명했다. 녹십자백신을 인수해 한국에서 백신을 생산해온 스위스 베르나바이오텍은 최근 새로운 생산공장을 완공,한국 내 생산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이 회사는 간염 백신과 혼합백신 등 연간 1억도스(1회 접종분량) 규모의 백신을 한국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세계 35개국과 백신 연구 및 보급에 협력하고 있는 IVI도 최근 한국에서 백신 연구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IVI는 장티푸스와 이질 예방용 백신에 대해 조만간 서울대의대 임상시험센터와 손잡고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도 국산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녹십자는 한동안 중단했던 백신사업을 재개했다. 녹십자는 특히 사스나 조류독감 등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의 국내 자체생산 기반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LG생명과학은 디프테리아 파상풍 B형간염 등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혼합백신(DTaP-HepB)의 임상 3상에 들어갔다. 세계 백신 시장은 100억달러 규모로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으며 GSK 아벤티스 머크 등 3사가 시장의 75%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