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저녁 상하이 푸둥(浦東)과 푸시(浦西) 지역의 기존 도심을 연결하는 황포강 하저터널.퇴근시간대가 되자 푸둥지역 중앙도로인 스지다다오(世記大道)에서 도심으로 가까워질수록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푸둥신구청의 개발계획을 설명듣고 돌아오는 취재차량도 하저터널을 지나 푸시 도심으로 진입하면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서울의 러시아워 때와 똑같았다. 교통량을 조절하기 위해 상하이시가 꺼내든 카드는 차량 번호판 발급 제한 조치.상하이시는 지난 4월부터 경매를 통해 번호판을 매월 3000개씩만 내주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번호판 가격이 급상승,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00만원 정도이던 번호판이 최근 700만원까지 치솟아 거래되고 있다. 자연히 차량을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다른 도시에 비해 턱없이 높아졌다. 현대자동차 뉴EF쏘나타의 경우 다른 지역에서는 2300만원(18만위안) 정도면 살 수 있지만 상하이에서는 번호판 가격이 더해져 3000만원이 들어간다. 일부 사람들은 다른 지역에서 10만원 미만을 주고 번호판을 사오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 번호판을 단 차량은 러시아워 때 간선도로를 이용할 수 없어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교통난과 함께 부동산 투기에 따른 후유증도 심각하다. 특히 개발붐이 거센 푸둥지역 아파트는 단기 차익 목적의 거래는 활발하지만 실제 아파트 입주율은 매우 낮다. 스지다다오 인근 주거단지 내 아파트도 60% 가까이가 비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둥신구 경제무역국의 지우지앙롱 처장은 최근 2∼3년 새 부동산가격 급등과 관련,"부동산 시장에 거품이 낀 것이 분명하다"며 "부동산거래세 도입 등 정부가 규제에 나선 것도 이런 판단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종대 상하이포항방지산유한공사 대표는 정부의 규제로 인해 상하이지역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지향하고 있는 상하이가 연평균 10%에 가까운 성장을 계속해 오면서 겪고 있는 이같은 성장통을 어떻게 극복할지 두고 볼 일이다. 상하이=김철수 사회부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