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에서도 신약 기초물질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데 통상 2년 정도 걸리는 기간을 단 1주일로 줄일 수 있는 획기적 신약개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태국 교수는 바이오벤처기업 CGK사와 공동으로 철을 끌어당기는 자석의 원리를 이용해 병든 세포에서 실시간으로 신약 기초물질의 효과를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1일자로 발간된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매직'으로 이름 붙여진 이 기술은 약효가 알려지지 않은 신약 기초물질에 아주 미세한 자성체(철)를 붙여 세포에 넣어준 뒤 자석을 갖다 대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방법이다. 철이 붙은 신약 기초 물질과 결합한 세포 내 단백질이 자석을 향해 끌려올 때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신약 기초물질이 인체의 어떤 단백질과 엮이는지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어 신약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단백질 비교분석 등 기존에 써온 방법은 한 번에 정확히 신약 기초물질의 작동원리를 밝히기가 힘들었고 반복적인 실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통상 수년 이상의 기간이 걸렸다. 연구팀은 이번에 이 기술을 응용해 항암제와 노화억제제로 개발될 수 있는 신약 기초물질 2종을 찾아내 내년까지 동물실험을 마칠 계획이다. 또 연구팀은 기술 상용화를 위해 미국 바이오 기업과의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 이 대학 화학유전체학연구소와 암센터의 멤버인 김 교수는 "매직 기술은 다양한 약물의 인체 내 작용점을 쉽게 찾을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신약 개발이라는 망망대해에서 더이상 그물을 치고 오랜 기간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됐다"고 말했다. CGK 정연철 대표는 "사이언스측이 놀랄 만한 기술(Amazing Technology)이라며 논문 게재 사실을 알려왔다"며 "그동안 발표된 어떤 기술보다도 신약 개발을 혁신적으로 앞당길 수 있는 상업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