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초제 섞인 보리차' 사건을 수사 중인 해군은 사고 부대의 부대원 3∼4명에 대한 `뇌파 분석'을 실시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해군은 지난 달 30일 사고부대의 부대원 3∼4명을 국방부 국방과학수사연구소의 뇌파탐지기를 활용, 이들의 뇌파분석을 실시했다. 이는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부대원들로부터 특이할 만한 반응이 나오지 않자 해군이 보다 과학적인 분석 장비를 동원한 것이다. 뇌파탐지기는 뇌에 친숙한 이미지의 자극이 주어졌을 때 뇌에서 양극 전위가 급격히 증가, 뇌파 그래프상 큰 변화가 생기는 점을 활용, 범죄 용의자를 색출해내는 의료장비다. 이들 부대원들은 30일 서울 국방부 국방과학수사연구소로 올라와 뇌파분석 조사를 받았으며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최소한 며칠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이와 함께 `제초제 섞인 보리차' 사건이 단순 과실이 아닌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 부대원들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군은 사건이 발생한 지난 달 28일부터 문제의 보리차를 마시고 병원에서 치료중인 조모 이병을 제외한 부대원 37명을 대상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거짓말탐지기는 특성상 기껏해야 하루에 4명 정도만 조사할 수 있어 37명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앞으로 적어도 6일정도 더 걸린다는 것이 해군측의 설명이다. 해군은 또 관심사병들에 대한 조사, 사고 시간대를 전후한 부대원들의 행적 등 다각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 이병의 가족들은 조 이병이 일부 선임병들로부터 욕설과 괴롭힘을 당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자원 입대를 했고 아무런 문제없이 착실히 병영생활을 해오다 이 같은 일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군은 제초제가 섞인 보리차가 발견된 취사장 밥솥, 냉장고 안 김치통 등 4곳에 대한 지문감식을 국방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지만 분석결과를 얻기까지는 적어도 1∼2주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제초제 섞인 보리차'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밝혀내는 데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조 이병은 조금씩 걸어다닐 정도로 상태가 일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군은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는 병원측의 반대 등으로 조 이병에 대한 조사를 아직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