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자회사 덕분에 잘 나갑니다.'
우량 자회사를 거느린 기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자회사의 지분가치가 높거나 자회사가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이유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기업인 두산 오리온
유한양행 STX,코스닥 기업인 우리조명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이들처럼 우량 자회사를 거느린 기업이 '틈새 테마'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회사 덕에 신바람
두산 관계자들은 지난 1일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주가가 갑자기 10% 가까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두산이 거느린 자회사에 주목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두산은 삼화왕관
오리콤 두산중공업 등의 지분을 각각 40~50% 이상 갖고 있다.
이들 자회사의 지분가치는 7722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두산의 시가총액은 2725억원에 불과하다.
이론적으로 두산 주식을 사면 그보다 3배나 비싼 자회사 주식을 '덤'으로 손에 쥘 수 있다는 얘기다.
자회사의 가치가 재조명받으면서 모기업인 두산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두산뿐 아니다.
오리온과 유한양행도 자회사 덕분에 지난 6월30일 나란히 52주(최근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오리온은 온미디어 미디어플렉스 스포츠토토 등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유한양행은 알짜 자회사인 유한킴벌리의 증자에 330억원을 투자하면서 사업 확대에 나선 점이 호재였다.
자회사의 증시 상장이 모회사의 주가를 밀어올리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
STX는 손자회사인 STX팬오션이 싱가포르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지난 6월15일부터 30일까지 보름 동안 상승세를 탔다.
코스닥 기업인 우리조명도 자회사인 우리ETI의 코스닥 상장 추진으로 최근 나흘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틈새 테마로 부각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우량 자회사를 거느린 기업 찾기에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은 이와 관련,두산처럼 자회사 지분가치가 모회사 시가총액보다 높은 기업으로 거래소 기업인 ㈜LG 대웅 세아홀딩스
농심홀딩스 GS,코스닥 기업인 오성엘에스티 등을 꼽았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라며 "자회사 가치를 반영해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이들 종목 외에 거래소 기업인 한화
금호산업 현대백화점H&S 동부건설 코오롱 삼양사 대림산업,코스닥 기업인 새로닉스 성우테크론 동서 경창산업 등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자회사 지분가치가 모기업 시가총액의 20~30% 안팎에 달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