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사진전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6일 개막하는 'Pictures'전은 국내외 젊은 사진작가 9명의 사진작품을 모은 전시다. 안드레아스 거스키,토마스 스트루스보다 한 세대 가까이 뒤지지만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출품작들은 일상의 사물이나 건축물,내부공간 등을 실제와 똑같은 모습의 설치조각으로 만들거나 회화와 같은 표현양식으로 재현한 뒤 사진으로 촬영한 것들이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 현실과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독일의 토마스 데만트는 최근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의 전시를 통해 두각을 나타낸 신세대 선두주자다. 선배 작가들인 거스키나 스트루스와 달리 그는 조각을 전공했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공간이나 구조물을 실제 크기와 같은 설치조각으로 만든 뒤 이를 다시 사진으로 촬영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다. 제인 윌슨과 루이즈 윌슨 자매는 실제 현장을 촬영하는데 평범하고 시시한 사물들이 불가사의하게 보이도록 추상화한다. 미국의 샤론 코어는 팝문화를 대표하는 케이크나 사탕 등을 유화로 표현하는 회화 작가 웨인 티보의 작품을 새롭게 사진으로 재현하는 작가다. 그의 'Candy Counter'는 티보의 동명 유화를 재현했는데 사진작품 속 초콜릿 코팅이나 사탕의 표면이 너무도 생생해 관람객 입 안에서 침이 돌게 할 정도다. 브라질 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 중인 비크 뮤니즈의 '뉴욕 야경'은 뉴욕의 밤 풍경을 찍은 게 아니라 검은 배경에 수많은 다이아몬드를 배열해 건물과 그 창문들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을 표현한 뒤 이를 사진으로 촬영했다. 멀리 떨어져 보면 실제 야경보다 더 찬란한 불빛을 내뿜는다. 독일의 클라우스 괴디케도 대중적으로 익숙한 채소나 과일 등의 정물이나 사물들을 화려한 색채의 회화와 같은 사진으로 촬영하는 작가다. 31일까지.(02)734-611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