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의 경제기사 돈되게 읽기] 나쁜 뉴스가 주가를 올린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주 유가 급등과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올해 한국 경제가 4% 성장도 어렵다는 각 연구기관들의 발표가 있었다.
(한경 6월29일자 보도)
사실 이런 내용은 6월 들어 유가가 급등하고 수출이나 내수도 시원찮아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감각적으로 느껴왔던 사실이다.
그런데 이런 보도가 나간 날 오히려 주가는 상승했다(6월28일 3.6포인트 상승).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데도 주가는 이를 비웃듯이 꿈쩍 않고 있다.
◆통계는 미래 예측 보조 수단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자산 가격의 반응이 적거나 때로는 반대로 반응하는 것은 '투자'가 가진 기본적인 속성 때문이다.
투자는 과거나 현재보다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예측한 뒤 남보다 한발 앞서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 투자자들은 향후 1~2년 뒤의 경기 상황에 관심을 두고, 주식 투자자들은 통상 3~5개월 후의 경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 결과 과거의 경제지표나 혹은 이에 근거한 경기 예측일수록 자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다.
이런 현상은 다음 날에도 재차 확인됐다.
하반기 경제의 비관적 전망과는 반대로 5월 산업활동 동향이 긍정적으로 발표됐다.
그렇지만 시장 반응은 무덤덤했다.
왜냐하면 5월 산업생산은 지나간 과거이고 6월에 유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오히려 6~7월 경기는 나빠질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제 뉴스에 대한 반응과 최근의 주가,부동산 강세를 감안할 때 시장은 여전히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만 당장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문에 사는 이유
결국 투자는 미래의 변화에 앞서서 '돈'이 움직이는 것이고 부동산 시세, 금리, 주가로 표현된다.
비록 현재는 불투명하지만 현명한 '돈'은 현실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조그만 기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이런 속성 때문에 주식 시장에는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문'이 누구나 인정할 수 있을 만큼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최신 변수를 다양하게 사용해서 예측한 종합적인 결과일 때 '소문'은 '돈'을 움직이는 정보가 돼서 자산 가격을 움직인다.
따라서 정말 돈 되는 경제 기사는 어제의 이슈를 보여주는 1~2면이 아니라 산업면 국제경제면의 귀퉁이에서 찾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경기와 자산가격 간의 게임
여기서 다시 경제지표의 해석을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은 미국의 경제지표 관점에서 파악해 보자.지난주에는 미국의 정책금리 변경과 미국 제조업지수(ISM 지수) 발표가 있었고 이번 주말에는 6월 고용동향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런 지표들은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기에 큰 영향을 준다.
만일 이 지표들이 예상보다 경기가 나쁜 쪽으로 발표된다면 자산가격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왜냐하면 세계 경기가 나쁜 것은 이미 지난 1년간 지속된 과거의 일이고 경기가 더 나빠진다면 금리 인상을 종료하거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산 가격은 현재 경기를 설명하는 경기동행지수보다는 선행 지수에 주목한다.
'돈'은 미래를 먹고 산다.
그런 영악한 '돈'이 점점 악재에 둔감해지고 미래형 호재에는 크게 반응하는 모습인 것을 보면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반증 아닐까?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skhong@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