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을지로 내외빌딩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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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기금이 부동산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 시내 요지의 대형 업무용 빌딩을 속속 사들이는 한편 투자 자문기관을 선정해 투자진용을 보강하는 등 금융시장에 이어 상업용 부동산시장에서도 국민연금의 '큰 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3일 최근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어 미국 GE캐피털과 공동으로 서울 중구 을지로2가 내외빌딩(연면적 8868평)을 1200억원에 사기로 확정,8월까지 매입절차를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서울 역삼동 국민카드 빌딩(800억원 중 525억원 투자)과 데이콤 빌딩(1000억원 중 400억원 투자)을 리츠(REITs·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관련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기법)방식으로 매입한 데 이은 세번째 부동산 투자다.
연금공단은 이번 빌딩 매입에 900억원을 투자하며 임대료 등 운영 수익 배분을 통해 연간 10% 가까운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부동산투자에 3500억원을 책정해 놓고 있어 내외빌딩 외에도 올해 안에 2~3개 빌딩을 더 사들일 전망이다.
국민연금 부동산 투자를 맡고 있는 기금운용본부 대체투자팀 관계자는 "조만간 상품성이 뛰어난 오피스 빌딩 몇건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시장 변동성의 영향을 적게 받는 대형 빌딩 위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으로 시장에 쏟아질 대형 업무용 빌딩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투자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자문기관도 선정하고 있다.
이 달 중순까지 주자문기관 1곳,보조자문기관 2곳을 각각 뽑아 부동산 시장 분석과 투자 타당성 검토를 맡기기로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부동산 투기 억제와 관련해 집중 논의되고 있는 판교신도시 공영개발 또는 공공개발에 국민연금기금이 어떤 식으로든 참여하리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에서는 국민연금의 서민용 임대주택 사업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공공이든 공영이든 아직 밑그림도 그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 여부를 검토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사업성을 검토할 단계가 되면 수익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국민연금기금은 6월 말 현재 144조3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