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중 경유에 물리는 세금을 상향조정해 경유의 소비자가격을 휘발유의 75%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발표했지만 세금을 올리기도 전에 이미 경유가격이 휘발유가격의 76%를 넘어섰다. 여기에다 조만간 경유 세금이 인상되면 경유가격이 휘발유값의 81%에 이르게 된다. 이 때문에 생계를 위해 화물차 등 경유 자동차를 모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3일 정유업계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내 주유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유의 소비자가격은 ℓ당 1120원50전으로 휘발유 소비자가격 1466원67전의 76.4%에 이르고 있다. SK㈜ GS칼텍스 등 정유회사들이 전국 대리점이나 일선 주유소에 공급할 때의 가격인 세후 공장도가격 역시 경유가 휘발유의 77% 수준을 넘어섰다. 여기에다 2차 에너지세제 개편으로 경유에 붙는 세금이 조만간 ℓ당 63원 인상되면 경유의 소비자가격은 휘발유의 80.7%에 달하게 된다. 이는 당초 정부 목표인 75%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월 기준 100 대 70 수준인 경유의 휘발유 상대가격을 경유 세금을 올림으로써 7월부터 100 대 75로 맞추겠다고 5월 초 발표했었다. 정부는 그동안 경유값이 휘발유가격보다 더 뛴 이유에 대해 정유업체들이 경유의 인상폭을 휘발유 인상폭보다 더 크게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유업체들의 세후 공장도가격은 지난 4월 초 ℓ당 1009원에서 6월 말 1060원으로 5% 높아졌지만,같은 기간 휘발유 가격은 1.9% 오르는 데 그쳤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정유업체들이 유가 인상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경유가격을 집중적으로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체 관계자들은 "경유가격을 더 인상한 것은 국제시장에서의 석유류 제품가격 동향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