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2:41
수정2006.04.09 17:01
김영순 < 크레듀 대표 mryoung.kim@samsung.com >
e러닝 기업에 몸담고 있어 온라인으로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임에 초대받아 간 일이 있다.
눈에 띄는 한 학생이 있었다.
갈색 베레모를 쓰고 가죽조끼를 입은 그는 활발하게 학생들을 리드하고 있었다.
그와 악수를 나누는 순간 놀라고 말았다.
모자 밑 희끗한 머리 하며 연륜이 느껴지는 얼굴 때문이었다.
나도 모르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
"제가 은퇴하고 손주를 돌보다가 공부를 좀 더 하려고 이 나이에 다시 학생이 됐습니다." "무슨 공부를 하시는지요?" "조그마한 일을 준비하는데 경영을 잘 몰라서요." 강렬한 기억은 오래도록 생생하게 기억에 남았다.
30년 후 우리 사회의 주축인 3545세대가 65세 이상 노인이 된다.
이 세대는 숫자도 많은 데다 갈수록 출산율까지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노인 수가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고용정책,의료보험,연금제도 등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대부분 경제력에 기인한다.
젊은 사람들이 버는 돈만으로 노인들까지 먹고 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자식들의 소득에 의존할 수 없음을 예감하고 있다.
앞으로는 노인이 되더라도 스스로 소득을 올리는 경제 활동의 생산 주체가 돼야 한다.
다행히 지식사회는 노인들의 경제활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히려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는 더 많은 경제적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수도 있다.
그러자면 노인들도 학습을 지속해야 한다.
노인학습의 해법은 인터넷을 이용한 교육시스템인 e러닝에서 찾을 수 있다.
e러닝은 현실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e러닝을 통해 어떤 사람은 인생의 후반전을 즐기기 위한 문화 학습을,어떤 사람은 새로운 직업을 위한 지식과 기술을 준비할 수 있다.
노인들이 재학습을 통해 생산활동을 유지한다면 고령화 사회는 국가 경제의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는 교육 비용을 지원하는 바우처(voucher) 정책 등으로 노인학습을 보장해야 한다.
공부하는 사람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e러닝으로 만난 커뮤니티 모임에서 환하게 웃고 계셨던 그 어르신의 모습에서 미래의 나와 우리의 자화상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