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산업체, 미국시장 진출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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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방위산업 업체들이 미국 군수시장으로 몰려 오고 있다.
유럽 방산업체들은 이라크 전쟁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미국 정부가 예산 절약을 위해 외국업체에 문호를 개방하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미 군수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들은 현재 미국 국방부(펜타곤)를 상대로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인 공중 급유기를 비롯해 헬리콥터,전투용 소총 등을 납품하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최근 "유럽 방산업체들은 미국 정부가 유럽과 달리 군납업체에도 적정 이윤을 보장해 주고 있어 미 군수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1000억달러 프로젝트
에어버스를 생산하는 EADS는 10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중급유기를 펜타곤에 납품할 가능성이 커져 기대에 부풀어 있다. 시험비행 결과 이 회사의 A330-200기종이 경쟁사인 미국 보잉의 KC-767보다 우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펜타곤은 1단계로 공중 급유기 100대를 총 230억달러에 구매한 다음 장기적으로 규모를 500대로 늘릴 계획이어서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헬기와 전투용 소총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시코르시키를 제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용 헬기를 수주한 이탈리아·영국 합작회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는 펜타곤 주도로 100억달러 규모의 수색 및 구조용 헬기 개발·생산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미국 업체와 경쟁 중이다.
또 독일 무기생산업체인 헥클러&코흐는 최신예 전투용 소총(모델명 XM8) 납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치열한 로비전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방산업체 간 로비전도 치열하다.
보잉은 방위산업을 외국 업체에 맡기면 국가안보가 위협받는다는 논리를 내세워 미국 군수시장에 외국업체의 진출을 억제하는 규정을 마련해 주도록 정치권에 로비 중이다.
실제로 이 회사에 우호적인 한 공화당 의원은 사실상 EADS와 펜타곤이 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의회에 상정해 놓고 있다. 이에 대해 EADS는 공중 급유기를 수주하면 미국 앨라배마주에 10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앨라배마주 출신 의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
또 부시 대통령의 친구이자 열렬한 후원자인 EADS 북미CEO(최고경영자)를 앞세워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에 나서고 있다.
◆수출 늘어날까
미국과 영국의 밀월관계에 힘입어 영국 최대 방산업체인 BAE그룹은 최근 5년 사이에 대미 수출액이 30억달러 늘었다
이와 관련,미국항공산업협회의 존 더글러스 회장은 "부시 대통령의 전용 헬기 공급 사례에서 보듯이 유럽 방산업체들이 미국 방산시장에 참여할 여지는 많다"며 앞으로 유럽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예상했다.
그러나 미국 업체들이 유럽 방산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 방산시장에서 유럽 업체의 점유율은 1%에 그치고 있다.
유럽 군수업체들은 펜타곤과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신규 고용창출 보장 △미국업체와 파트너십 체결 △정치권과의 연결고리 확보 등 비용요소가 많아 수출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h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