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시장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개념의 부동산 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디벨로퍼(부동산개발업자·시행사)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진국형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해 부동산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부동산시장에도 경쟁상품이 없는 독창적인 '블루오션'형 상품이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디벨로퍼인 범우공영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서 국내 최초의 하이라이즈 로프트(highrise loft;초고층 복합공간)인 '부띠크 모나코'를 분양해 초기 1주일 만에 100% 계약되는 성과를 올렸다. 미국 맨해튼 등지에서 기업인 연예인 방송인 등 소수의 최상류층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하이라이즈 로프트는 주거와 비즈니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다. 공간은 퍼블릭 존(public zone)과 마스터 존(master zone)으로 구분되며 퍼블릭 존에서는 비즈니스를,마스터 존에서는 주거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상품의 분양대행사인 CI&D 유옥주 사장은 "나만의 고유성을 지킬 수 있는 첨단 공간에서 비즈니스를 하길 원하는 극소수의 최상류층을 겨냥해 만들어진 상품"이라며 "미국 맨해튼에선 이런 하이라이즈 로프트가 평당 1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와 경남 창원 등지에서 추진 중인 연면적 10만평 이상의 '복합단지'도 국내에선 최초로 시도되는 부동산 상품이다. 복합단지는 주거·상업·업무·오락 기능이 한곳에 집적화된 초미니 신도시다.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지에선 흔하지만 국내에선 디벨로퍼인 도시와사람과 신영이 최초로 건립 중이다. 도시와사람은 이달 초 창원에서 분양에 들어갔고 신영은 청주에서 내년 상반기께 각종 시설을 공급할 예정이다. 디벨로퍼들이 2002년과 2003년에 집중적으로 선보인 '서비스드 레지던스'도 신개념 부동산상품이다. 이는 호텔급 시설을 갖춘 임대시설로 국내에 장기 체류하는 외국인이 주고객이다. 국내에서는 디벨로퍼인 코업 신영 맥스리얼티 등이 이 상품을 공급했다. 이와 함께 일부 디벨로퍼들이 레저형부동산 및 실버시장 등에서도 선진국형 상품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어 신상품 출시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부동산시장에 신개념 부동산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디벨로퍼들의 끊임없는 상품개발 노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건설사들은 아파트나 주상복합아파트 등 기존 상품을 답습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디벨로퍼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틈새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정춘보 신영 사장은 "선진국의 부동산상품을 배우기 위해 한 달에 1∼2번씩 해외 부동산상품을 둘러보는 디벨로퍼들이 많다"며 "디벨로퍼들이 국내의 부동산 상품을 선진화시키고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혁신적인 상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