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식품기준청(FSA)이 농심의 라면과 스낵류 20종에 대해 방사선처리 사실을 표시하지 않았다며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자 농심이 모든 일간신문에 해명 광고를 내고 반박하고 나서 식품방사선 처리의 위해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심은 4일자 일간신문에 '농심제품의 영국 판매금지에 대한 입장'이라는 광고를 내고 "문제가 된 영국 수출품은 영국 식품위생법에 적합한 제품으로 방사선 살균 처리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방사선 처리'를 '방사능 오염'과 혼동하며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방사선 처리는 국제적으로 안전성을 인정받은 식품 살균 방식이라고 밝혔다. ◆농심제품의 영국 수출 중단 영국 식품기준청은 지난달 15일 농심 신라면과 새우깡 등 20개 품목에 대한 수입 및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이유는 농심의 용기면(수출용)이 방사선 처리를 한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으나 농심이 이를 제품 용기에 표시하지 않아 표기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식품기준청은 방사선처리 자체가 식품 안전에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련 사실을 포장지에 표기하지 않았고 인가된 시설에서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농심 제품에 식품 경보를 발동했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살균은 식품에 허용 식품을 일정기간 이온화(방사선)에너지에 노출시켜 살균하는 것을 '식품 조사(照射·Food Irradiation)'라고 부르고,이렇게 처리된 식품을 '방사선 조사 식품'이라고 한다. 식약청에 따르면 식품에 대한 방사선 조사는 농산물의 경우 해충 제거,가공 식품의 경우 살균 등의 위생상 목적을 위해 이뤄진다. 세계보건기구(WHO) 식량농업기구(FAO)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이 합동으로 식품 방사선 처리에 대한 안정성을 조사한 결과,일정 기준 이하의 방사선 에너지를 쪼이면 미생물학,독생학,영양학적인 측면에서 식품에 안전하고 건전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식약청 식품규격과의 한상배 연구관은 "국제 기구의 식품 방사선 조사 허용치는 1980년 10kGy(킬로그레이·방사선 에너지 양을 나타내는 단위)에서 97년에는 75kGy로 더 완화됐다"며 "국제적으로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는 살균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26개 식품 품목에 대해 방사선 조사를 허용하고 있으며 최종 제품에 대해 방사선 조사를 했을 때만 제품 용기에 이를 표기하면 된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경우 제품 원료에 방사선 처리를 한 경우도 표기토록 하고 있어 양측 주장의 시비는 좀더 조사를 해 봐야 가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