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현역 사병들의 능력개발을 위해 시범적으로 실시해 온 '군 자기개발 사업'을 69만명의 모든 현역병들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는 최근 발생한 최전방 GP 총기 난사사건으로 군 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병들에게 사회와의 격리감을 해소하고 신 병영문화를 창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4일 '군 자기개발 교육 프로그램'을 전 군으로 확대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중대별 펜티엄급 PC 등의 학습인프라 구축 △어학 및 자격증 교육 등의 콘텐츠 마련 △군대학습문화 구축 등 3대 과제를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군 자기개발 프로그램은 현역병들이 군 복무 중 자율시간을 이용해 인터넷과 동아리 활동을 통해 외국어나 자격증 공부를 하는 제도다. 전경련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3개 사단 내 총 8개 중대원들을 대상으로 시범교육을 실시,큰 호응을 얻었다. ◆시범사업 성과 지난 6개월 간의 시범사업 결과 병사들의 교육 만족도는 9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별 일일 학습시간은 1.7시간으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어학과정이 45%로 가장 많았다. 자격증이 38%로 뒤를 이었으며 리더십 등 교양과정이 17%를 차지했다. 특히 자기개발 욕구가 강한 현역병일수록 취침 시간 이후의 연등(취침 시간 연장) 학습과 동아리 활동을 통한 진도율이 높게 나타났다. '연등 1시간 희망자'의 경우 78%가 '우수' 등급을 받았다. ◆향후 과제 전 군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데에는 예산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전경련의 교육확대 건의에 국방부 등이 공감하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약 1700억원에 이르는 예산 문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국방부를 비롯 기획예산처와 교육인적자원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추진해줄 것으로 강조했다. 전투력 강화 일변도의 병영문화도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방부는 젊은 사병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군 입대 기피증을 완화하고 획일적인 병영문화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도 "사병들이 복무기간 중 훈련과 자기개발 노력을 병행한다면 오히려 군 전체의 전투력이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