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 추가로 투기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6·30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본격 시행된 4일.시중은행의 일선 창구에서는 적잖은 혼란이 빚어졌다. 대책의 정확한 내용을 묻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쏟아졌지만 정작 직원들도 복잡한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해 수시로 본부에 문의하는 광경이 연출됐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은행 간에 벌어졌던 담보대출 영업경쟁은 한풀 꺾이는 모습이었다. ◆겉으로는 한산,속으로는 어수선 신한은행 잠원동지점 관계자는 "6·30 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만 해도 고객들의 발길이 북적댔지만,대책 발표 후에는 한산해진 모습"이라며 "부동산 투자를 위해 돈을 꼭 빌려야 하는 사람들이 서둘러 대출을 받아갔기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도 분당 신도시 백궁·정자 주상복합타운에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3억원 안팎하는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고객이 상담을 받으러 찾아왔었는데 '6·30 대책이 시행되더라도 투기지역에서 담보인정비율(LTV)을 6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더니 안심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선 창구의 모습은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지만,6·30대책의 내용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전화는 빗발쳤다. 문의 내용은 △아파트를 담보로 사업자금을 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사 전 살던 집을 처분 못해 2주택이 됐는데 기존대출을 상환해야 하느냐 등이 주류를 이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본점 리테일상품팀의 경우 일선 지점들의 문의전화를 받느라 하루 종일 정신차릴 새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풀 꺾인 영업경쟁 치열한 영업경쟁을 펼쳤던 일선 지점들도 6·30대책을 전후해 과도한 대출영업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주변에 7개 은행 13개 지점이 밀집해 있어 수도권 최대의 격전지로 꼽히는 분당신도시 백궁·정자주상복합타운의 농협 지점 관계자는 "6·30 대책이 나오기 전부터 연봉과 비교해 얼마까지 대출을 받느냐를 엄격하게 따져 금리를 차등적용하고 있으며,예외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분당정자지점 관계자도 "정해진 규정에 따라 대출하고 금리를 깎아주는 일은 일절 없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은행에서는 6·30대책의 '맹점'을 파고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대출을 받은 고객에게 빌린 돈을 모두 상환하는 것을 전제로 신규대출을 허용하는 방식의 영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예를 들어 1000만원짜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 2000만원의 추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 할 경우 3000만원을 빌려주면서 종전에 나간 1000만원의 대출은 모두 상환토록 하는 방식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