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과 혜성이 부딪치는 인류 역사상 첫 충돌 실험 '딥 임팩트'가 4일 오전 1시52분(한국시간 오후 2시52분) 지구로부터 1억3400km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펼쳐졌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호에서 지난 3일 발사된 세탁기 크기의 충돌체 '임팩터'가 혜성 템펠 1호를 향해 초속 10km의 속도로 돌진,혜성 밑부분에 정확하게 충돌했다고 이날 밝혔다. 길이 1m 무게 370kg의 이 충돌체는 충격으로 부서지면서 혜성 표면에 축구장 넓이의 구덩이를 만들고 혜성 파편들이 튀면서 내부에 있던 먼지와 가스를 방출시켰다.


충돌이 발생한 직후 NASA 관계자는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예상보다 큰 충돌이 일어났으며 얼음덩어리로 보이는 파편들이 튀면서 가스가 대량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가스 분출로 인해 혜성의 모습이 훨씬 밝아져 장관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모선인 딥 임팩트호는 혜성과 500km의 거리를 두고 이 충돌 장면을 장착된 과학 장비로 분석했으며 관련 영상을 지구로 전송했다.


이날 CNN 등은 우주에서 펼쳐지는 충돌 쇼를 긴급 방송했으며 전 세계인들은 우주쇼 광경에 탄성을 질렀고 혜성의 수수께끼가 풀릴지 여부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 물리학자는 "이번 광경은 마치 한 편의 과학 픽션 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혹시 충돌 후 지구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릭 그래미어 NASA 딥 임팩트 책임자는 "혜성과 우주선의 충돌로 인해 어떤 일이 생길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혜성 궤도에 영향을 미치거나 지구에 위험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충돌로 생긴 혜성 템펠 1호의 분진과 물질 분석을 통해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혀낼 단서를 찾아내길 기대하고 있다. 또 혜성이 생명의 기원을 제공한 존재로 추측되고 있어 인류 근원에 대한 추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NASA는 이번 우주 실험을 위해 모두 3억3300만달러를 투입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