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업체 모나미(대표 송하경)의 '에버그린.265'는 올 상반기 10~20대 연령층 학생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필기구다. 모나미가 지난 1월 신학기를 앞두고 출시한 '에버그린.265(가격 500원)'는 선폭이 0.265mm로 가는 고급 중성펜이다. 모나미가 2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이 제품은 지난해 강세를 보인 선폭 0.3mm 볼펜보다 필기선이 한층 가늘어졌지만 잉크 퍼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또 31가지 다양한 색상으로 자기 감성을 그대로 표현하는 10~20대 젊은 소비자들의 감성을 사로잡았다. 모나미측은 "출시된 지 1개월 만에 100만개를 돌파했고 5월 말까지 550만개(27억5000만원)가 팔려나갔다"며 "필기구의 경우 100만개만 팔려도 히트상품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상품은 '대박'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이주형 기획조정실장은 "선폭이 가늘면 깔끔한 노트 정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선호한다"며 "에버그린.265는 시중에 나온 볼펜 중 선폭이 가장 가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에서 0.2mm 볼펜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볼(잉크를 종이 표면에 붙여주는 부품)이 잘 빠져서 상용화에 실패했었다. 이 실장은 "지난해 3월 국내 수입된 일본산 볼펜 선폭도 0.28mm로 우리보다 크다"며 "초정밀 볼과 잉크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쉽게 베낄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나미는 그동안 주력제품이었던 0.5mm 볼펜 시장에서 값싼 중국산에 밀리기 시작하자 고심 끝에 이번 고부가가치 제품을 출시했다. 1960년 설립된 모나미는 '볼펜의 대명사'인 153볼펜과 싸인펜,프러스펜,매직 등 다양한 스테디셀러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