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표준, 세계시장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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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에 '차이나 표준' 바람이 거세다. 중국은 정보기술(IT) 분야 기술개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자신들이 사용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 국가표준기술을 세계표준으로 격상시키는 데 국가적으로 총력을 쏟고 있다.
특히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생산기지로서의 이점과 13억 인구를 거느린 거대 시장을 무기로 다른 나라와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나홀로 기술'을 세계 표준화로 추진,세계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표준을 겨냥,올 들어서만 홈네트워크와 DVD 등 2개 부문에서 3개의 국가 표준을 제정했다. 하반기에는 동영상압축과 디지털TV의 국가표준도 만들 예정이다.
아직 세계표준이 없는 홈네트워크 부문에서는 하이얼 등 가전업계가 주도하는 'I Top Home'과 롄상 등이 주도하는 'IGRS(Intelligent Grouping and Resource Sharing)'가,DVD에서는 EVD(Enhanced Versatile Disc)가 각각 중국표준이 됐다.
중국의 표준화는 일부 기술이 세계표준으로 채택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미국 등이 이끄는 WCDMA(광역 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이 이미 국제표준으로 돼 있는 3세대 이동전화 서비스에서 중국 표준인 TD-SCDMA도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중국은 무선랜 보안분야의 와피(WAPI)를 국제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Wi-Fi를 내세우는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문제는 외국 기업들로선 중국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한 싫든 좋든 중국 표준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국을 비롯 미국 유럽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중국 표준화에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실제 중국 TD-SCDMA의 표준화 과정에는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 해외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LG전자는 중국 홈네트워크 표준인 IGRS 그룹에도 들어 있다. 중국 동영상압축 기술(AVS) 표준화 참여 업체 가운데 30%는 삼성 LG 소니 파나소닉 인텔 IBM 등 해외 업체다.
중국시장이 급신장하고 있어 중국의 독자 표준화는 갈수록 더 강화될 전망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