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기능장애 치료제 시장에서 '오래하는 약'이 '세우는 약'의 인기에 맥을 못추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날로 커지고 있는 반면 조루증 치료제 시장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우리나라 남성 중 발기부전 환자는 10%대인 반면 조루증 환자는 훨씬 높은 30~40%에 이르는 것과는 정반대 결과가 치료제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것.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업체간 마케팅 경쟁 격화와 발기부전이 무능력이 아닌 질병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이 시장엔 현재 한국화이자의 비아그라,바이엘코리아의 레비트라,한국릴리의 시알리스 등 외국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조만간 동아제약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자이데나를 앞세워 합류,4파전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시장도 지난해 650억원대에서 올해엔 23% 증가한 800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바이엘코리아는 레비트라가 지난해 70억원 매출에서 올해엔 42% 성장한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8월 중 등장할 자이데나도 올 하반기에만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에 비해 1990년대 후반 연간 100억원대가 넘었던 조루증 치료제 시장은 현재 25억~30억원 규모로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9년 선보여 한때 연간 40억원어치가 팔리는 등 조루증 치료제의 대표주자로 꼽힌 태평양제약의 SS크림은 매출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3월 생산 중지됐다. 태평양제약은 SS크림의 매출이 10억원대 밑으로 떨어져 생산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벤조카인 성분의 조루증 치료제 롱맨크림 생산을 지난 2002년 멈췄고 보령제약도 같은해 물파스 형태의 약제 엘티액 사업을 철수했다.


한미약품이 지난 2000년 내놓아 한때 9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던 겔타입의 조루증 치료제 파워겔은 지난해 6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대유신약의 비엠겔도 20억원에 이르던 매출이 현재 5억여원대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발기부전은 성행위 자체가 불가능해 질환이라고 인식하지만 조루증은 일단 발기가 된다는 점에서 병이라고 인식하지 않는 차이가 이런 시장 상황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조루증 치료제의 반격이 준비되고 있어 부활 여부가 주목된다. 세계 최초의 먹는 조루증상 치료제 '다폭세틴'에 대해 서울대병원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얀센이 주인공. 한국얀센 김도경 마케팅 팀장은 "미국 임상시험 결과 다폭세틴이 질내 사정시간을 3~4배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루증 치료제 시장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