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기술 기륭전자 토필드 등의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수출전문 IT(정보기술)업체들로 실적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증권가의 러브콜을 받았던 업체들이다. 하지만 지난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이달 들어 반등에 나서는 듯 했지만 나란히 5일 이동평균선에 가로막히며 좀처럼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악재 요인은 '공급계약 지연'. 공교롭게도 이들 업체 모두 상반기 중 예정됐던 대규모 공급계약이 지연되면서 주가도 내리막을 탔다. 휴대용 노래방기기 업체인 엔터기술은 2분기로 예정됐던 월마트와 베스트바이 등 북미지역 대형 유통망으로의 공급이 이뤄지지 못했다. 잘 나가던 주가는 6월 들어 급락해 22일까지 27.7% 떨어졌다. 이후 반등에 나서고 있지만 5일 이평선을 뚫기가 힘겨운 상황이다. 위성라디오 업체인 기륭전자는 DMB단말기와 수신카드의 일본 납품이 지연됐다. 북미지역 GPS(위치정보시스템)단말기와 DAB(위성라디오)수신기 공급도 늦춰졌다. 토필드는 독일 지역 방송사업자로의 대규모 공급계약이 지연되고 있다. 이 회사는 방송사업자 부문 매출이 미미한 상황이어서 이번 공급계약이 대규모 호재로 인식됐었다. 이들 업체 모두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지만,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기호진 연구원은 엔터기술에 대해 "미주지역 전국단위 유통망 입점에 실패하더라도 매출 증가세는 여전히 높다"며 "하반기 중 전국단위 유통망 입점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만큼 3분기 이후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기륭전자와 토필드 역시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여전히 유망하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기륭전자는 정체됐던 DAB부문 매출이 3분기부터 증가세를 나타내고,일본 DMB단말기 공급도 3분기 중에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토필드도 매출이 안정적인 데다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으며,하반기 중 방송사업자 공급계약 성사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