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이 6일 서울대의 2008학년도 입시 기본계획을 '본고사 부활 시도'라며 저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정운찬 서울대 총장은 "당정 협의와 무관하게 입시안을 고수하겠다"고 말해 갈등이 예상된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이 그동안 '3불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 폐지 등 학생 선발 자율권 확대를 강력히 요구해온 만큼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정과 대학 간 본격적인 충돌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전북 부안군의 서울대 농촌봉사활동 현장을 방문한 정 총장은 "당정 협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서울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별로 다양한 학생을 뽑기 위해 내신 위주의 지역균형선발제를 도입했고,톡톡 튀는 특기자들을 뽑기 위해 선발토록 했다"며 "특기자 전형이 특목고 학생들만 유리하도록 하는 제도라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통합교과형 논술시험은 교육부가 예시 자료집까지 내놓으며 일선 학교에 장려하던 제도"라며 "수능에서도 통합교과형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치르기로 한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도 "당정의 결정은 이제 막 결혼식 올리는 새색시에게 '애가 왜 이렇게 생겼느냐'고 말하는 격"이라며 "논술고사의 구체적 출제 형태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현선해 성균관대 입학처장은 "정부에서 강력히 대응한다면 대학에서는 따라갈 수밖에 없겠지만 논술고사를 보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통합교과형 논술고사가 본고사인지는 나중에 실제 문제를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취해온 교육인적자원부는 후속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남수 교육부 차관보는 "서울대의 통합교과형 논술고사에 대해 많은 학생이 본고사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를 바로잡으려는 것"이라며 "서울대가 큰 틀의 방향만 밝힌 만큼 이를 구체화하는 단계에서 논술보다 내신의 실질 반영 비율을 높이도록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3불정책 법제화'와 관련,"입학전형 계획이 새 대입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판단되면 국회 차원에서 강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