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도심 곳곳 폭발음‥ 출근길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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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출근시간에 영국 런던의 시내 중심가에서 발생한 연쇄 폭발 사고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고 있는 선진8개국 정상회담(G8)을 겨냥한 계획적인 테러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확한 사망자나 부상자 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4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폭발사고가 발생한 점에 비춰보면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특징인 동시다발 공격은 다분히 알카에다 또는 알카에다와 연관된 조직이 사용해온 수법이라면서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파사건과 유사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유럽 알카에다 비밀조직'이라는 단체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연쇄폭발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이날 보도했다.
이 단체는 연쇄폭발이 영국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개입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고 슈피겔은 덧붙였다.
◆…이안 블레어 런던경찰청장은 이번 폭발 현장 중 한 곳에서 폭약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으나 이번 연쇄폭발에 대해 사전 경고는 없었다고 말해 아직 명확한 배후가 파악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폭발이 일어난 지하철역은 리버풀 스트리트와 에지웨어로드,알드게이트, 킹스크로스 역이며 러셀광장 등지에서도 승객들로 만원을 이룬 2층 버스 3대가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이 발생한 역과 버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이 목격됐으며 러셀광장 인근에서 폭발한 2층 버스는 상단이 폭발로 날아가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장 목격자들은 폭탄이 버스 뒤 꼭대기에 실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폭발 현장에는 여러 명이 응급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기차 역에 대한 소개 조치가 내려진 뒤에도 사람들이 계속 밀려 나왔다고 전했다.
런던당국은 연쇄폭탄테러 발생 직후 모든 지하철과 버스의 운행을 중단시키는 한편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G8 정상회담에 참석 중이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이날 긴급 TV 연설을 통해 "G8 정상회의를 방해하기 위한 테러공격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테러리스트들은 그러나 결코 우리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파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어 "사태 수습을 직접 지휘하기 위해 런던으로 귀환하지만 G8정상회의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사고 발생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까지만 해도 G8 회의가 열리고 있는 스코틀랜드 골프리조트 글렌이글스 호텔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으나 수십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귀환을 결정했다.
한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런던에서 4차례의 연쇄 폭발이 있었다는 보도를 접한 뒤 "프랑스는 영국에 대한 전적인 협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럽지역 증시가 개장한지 얼마 안돼 터져나온 사고 소식에 영국은 물론 프랑스 독일 등의 증시가 모두 한때 2~3%가량 급락세를 보였으며 국제유가도 전일에 이어 또 다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8월 인도분은 시간외 거래에서 배럴당 62.10달러를 기록, 전일보다도 82센트 급등했다.
한편 사고 현장인 앨드게이트역과 약 4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런던금속거래소는 폭발 사고 직후 장내거래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