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 '리서치 세일즈맨'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리서치센터장이 법인 및 국제 영업담당 임원을 겸직하거나,아예 영업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등이 매매주문을 내는 증권사를 고르는 중요한 기준으로 종목분석 등 리서치 자료의 '품질'을 척도로 삼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증권 영업에도 리서치 지식이 필수적으로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윤재현 전 세종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이 회사의 법인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법인영업이란 투신 연기금 일반회사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도매영업이다. 올 4월부터 대우증권 홀세일영업본부장으로 근무 중인 박윤수 상무도 마찬가지 케이스. 박 본부장은 지난 2002년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2년9개월 동안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일해왔다. 김석중 굿모닝신한증권 국제조사사업본부 부사장은 리서치센터장에서 영업맨으로 변신한 '원조'로 꼽힌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00년 11월부터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다가 2003년 3월 법인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작년 8월엔 굿모닝신한증권의 법인국제조사사업본부장으로 영입돼 지난 4월까지 법인영업 국제업무 리서치센터를 총괄해왔다. 현재는 국제와 조사사업본부만 맡고 있는 상태다.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장에서 우리투자증권 전무로 옮긴 박천웅씨 역시 현재 법인과 해외영업,리서치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이처럼 리서치센터장이 영업맨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은 국내 증권산업의 변화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증권계의 해석이다. 윤재현 본부장은 "최근 들어 장기투자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리서치와 종목발굴 능력이 기관투자가들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됐다"며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에게 좋은 리서치 정보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결국엔 주문도 많이 받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