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내 형제관계가 성격 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하지만 성격차가 확연한 맏이와 막내 정도는 어림짐작할 수 있어도 둘째,셋째 등의 성격까지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형제관계의 순서에 따른 성격차이를 규명하는 것이 심리학의 오랜 연구주제가 돼온 것은 이런 까닭이다.


'출생의 심리학'(클리프 아이잭슨 지음,김진 옮김,21세기북스)은 출생순서에 따른 성격유형을 5가지로 구분해 자신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한다.


상담전문가이자 목사인 저자는 6000여건의 상담사례를 통해 실제의 출생순서와 양육환경을 면밀히 조사해 사람들의 성격을 심리적 외동,심리적 첫째,심리적 둘째,심리적 셋째,심리적 넷째로 유형화했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실제의 출생순서와 심리적 출생순서가 다를 수 있다는 점.둘째로 태어났더라도 첫째와 나이차가 5년 이상 되거나 첫째와 떨어진 상태로 어린 시절을 보내면 실제로는 심리적으로 외동 자녀의 성격을 갖게 된다는 것.


외동 자녀는 계획짜기를 좋아하고 방해받는 것을 싫어한다.


이에 비해 심리적 첫째는 동생과 사랑을 나눠가져야 하는 아픔을 겪고 자랐기 때문에 상대방의 반응에 민감하다.


둘째는 첫째에게 경쟁심을 느끼며 완벽을 추구하는 데 비해 셋째는 두려움을 정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협상과 타협에 능하고,넷째는 분석적이며 성실한 노력가다.


따라서 이 같은 출생순서별 성격을 알면 상대방의 마음이 보인다고 설명한다.


부모에겐 자녀의 심리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고,고용주에겐 일과 책임을 적절히 분배할 근거가 된다.


예컨대 둘째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완벽주의자로서 작가,예술가,편집자,금융가,인테리어 디자이너,목수 등의 직업이 많다고 한다.


집에 들어갈 때마다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놓고 들어가는 사람,스웨터에 묻은 보풀 하나라도 참지 못하는 사람은 심리적 둘째일 가능성이 높다.


또 탁월한 영업성과를 올린 직원은 협상과 타협에 능한 심리적 셋째가 많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256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