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부정 의혹을 둘러싼 정치위기로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에 대한 퇴임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각료 10명이 8일 아로요의 즉각적인 하야를 촉구하면서 집단 사임했다. 세사르 푸리시마 재무장관,에밀리아 본코딘 예산장관,후안 산토스 통상장관 등 경제팀 전원을 포함한 10명의 각료는 이날 사임을 발표하면서 "아로요가 선거 부정 의혹으로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입어 국정을 이끌 수 있는 신뢰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사임한 각료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와 외채 등으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투입된 '일선 사령관들'이어서 앞으로 경제 운영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아로요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로 꼽혀온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도 "현재의 위기는 필리핀에 해악이 되고 있으며 안정 회복을 위해서는 부통령에게로의 헌정 이양이 필요하다"며 아로요의 퇴진을 주장했다. 리카르도 살루도 대통령 대변인은 ABS-CBN TV에 출연,"아로요 대통령은 사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아로요 대통령이 지금 조사를 받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혐의도 입증된게 없다"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