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사용할 '건배주'를 놓고 정부가 고민에 빠졌다. 건배주로는 대개 포도주(와인)를 사용하는데 문제는 어느 나라 것을 쓰느냐다. APEC 회원국인 칠레와 미국산 와인이 현재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자국산 와인을 '낙점'시키기 위한 각국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정상들의 건배주'란 상징성이 자국산 와인 이미지를 높일 절호의 홍보기회이기 때문. APEC 준비 기획단 관계자는 10일 "21개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란 점에서 다들 자국산 포도주가 건배주로 쓰이길 바라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칠레산과 미국 캘리포니아산 와인이 유명한 만큼 이 중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나라의 눈치도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이런 와중에 아예 APEC 회원국이 아닌 유럽 국가의 포도주를 쓰거나,정상 간 건배주는 특정 국가 포도주를 사용하되 장관급 등 다른 대표용은 다른 나라 와인을 사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관계자는 "포도주가 농산품이어서 특히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APEC 행사와 관련해선 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 결정이 여간 어렵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APEC 정상회의 때 사용할 차량에 대해서도 고민 끝에 정상들에겐 현대차를,배우자들에게는 BMW를 제공하기로 했다. 김혜수 기자 dera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