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70% 이상이 현재 경기상황에 대해 장기 불황 진입 초기이거나 이미 장기 불황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CEO포럼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8일)에 참석한 회원 CEO 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 43.8%가 '장기불황 국면 진입 초기'라고 응답했고 27.1%는 '장기불황 국면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일시적 경기 위축'이란 응답은 20.8%였고 '정상적 순환 국면'은 8.3%에 그쳤다.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에 대해 CEO의 52.1%가 '3.5∼4.0%',43.8%가 '3.0∼3.5%'라고 답했다. 대다수 CEO가 최근 정부가 올 성장목표를 5%에서 4%로 하향 조정했지만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5∼4.0%'가 41.7%로 가장 많았고 '3.0∼3.5%'가 27.1%,'4.0∼4.5%'가 20.8% 등이었다. 반면 '5% 이상'은 2.1%에 불과했다. 내년에도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론 응답자의 44.7%가 '장기 성장잠재력 저하'를 꼽았고 '내수침체 지속과 저소득층 확대'(23.7%)'기업투자 부진'(21.1%)'고유가와 환율'(9.2%)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투자가 부진한 원인으로 △'정치논리 확산에 따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40.0%) △'높은 임금 및 공장용지 가격 등에 따른 채산성 확보의 어려움'(30.9%) △'수도권 입지 규제 등 투자 관련 규제 상존'(12.7%) 등의 순으로 지적됐다. 향후 경제 불안정성 확대의 주요 원인에 대해 45.7%가 '부동산 버블 붕괴'를 지적했고 26.1%는 '중소기업 부도 확대'를,23.9%는 '개인 신용위기'를 꼽았다. 현재 아파트 가격에 대해 39.1%가 '20∼30% 정도 과대 평가돼 있다'고 답했으며 37.0%는 '30%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