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의 회담 재개과정에서 플레이어(각국 6자 회담 실무진)간 신뢰가 쌓여 있다. 이를 기초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달 마지막주 열리게 되는 제4차 6자회담의 전망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이렇게 말했다. 회담 재개를 위한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해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물론 북한의 버티기식 협상전략과 북·미 간 상호불신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 협상이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요 쟁점은 북한의 핵포기(미국)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 포기(북한)라는 쌍방의 요구조건을 절충시키기 위한 타협안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과 미국이 3차 회담에서 제시한 안(案)이 협상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안은 '포괄적인 비핵화' 방안으로 핵폐기를 위한 3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북한이 국제사찰을 받는 방식의 핵폐기안를 받아들일 경우에 반대급부를 준다는 내용이다. 그 반대급부는 한ㆍ중ㆍ일ㆍ러 4개국이 매달 수만t의 중유를 제공하고,미국은 대북 불가침 안전보장 제공과 테러지원국및 경제제재 해제에 대한 협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에 대해 대북 적대정책의 포기를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할 전망이다. 선(先) 핵포기 요구와 함께 인권문제 제기,경제제재 등 적대정책을 확대하는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북한의 입장이다. ◆회담 전망은 지난 세 차례의 회담이 참가국간 공감대를 조성하는 1라운드였다면 이제는 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당사국들도 보다 효율적인 회담 진행을 위해 다양한 협상방식을 논의 중이다. 과거 세 차례의 6자회담이 대형 홀에서 6개국 대표 100~200명이 자리를 잡고 각자의 의견 입장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됨으로써 '회담을 위한 회담'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열쇠는 북·미 양자회담 비록 주변국이 참가하는 6자회담의 틀을 이용하지만 문제 해결의 열쇠는 북한과 미국이 쌍무대화를 통해 어떤 협상을 벌이느냐에 달려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북한은 미국이 실질적인 양보나 제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6자회담 지연 책임을 북한의 탓으로 돌리고 '선 핵포기,후 보상'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시종일관 미국에 대해 제3국을 통한 대북 압력이 통하지 않음을 강조하고 미국은 6자회담에서도 북한과 직접 협상할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