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은 올 여름휴가 계획을 별도로 세우지 않고 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SK의 행복철학인 '행복경영'의 지속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국내외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한 미래 수익기반 확대 등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그동안 "우리의 목표는 행복해지는 것이다.'내가 곧 회사'라는 자세로 SK를 행복한 일터로 만들어가야 한다"며 행복경영론을 통해 임직원들의 주인의식을 강조해왔다. 최 회장의 이같은 인재경영관은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인내사(人乃社)'로 요약된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하반기에도 '인내사'론을 통해 임직원들의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수펙스 환경) 조성에도 중점을 둘 계획이다. ○고객에 행복주는 'SK 브랜드' 구축 SK는 2003년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하고 새로운 그룹 지배구조로 '브랜드와 기업문화를 공유하는 독립기업의 네트워크'를 선언했다. 이는 과거 우리기업들의 선단식 기업운영에서 탈피,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새로운 형태의 기업운영의 핵심은 곧 '브랜드 경영'이다. 최 회장이 구상하는 브랜드의 공유는 단순히 회사이름과 상품,서비스,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 차원을 넘어 고객과의 공유를 통해 단일기업이 제공할 수 없는 통합된 고객의 가치를 제고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가는 것.즉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사업의 B2B 및 무형자산 상품이 중심이 되는 SK는 개별제품의 디자인보다는 'SK브랜드'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간다는 것이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및 글로벌 SK 추구 최 회장은 하반기에도 고유가 등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면서 지난해 거둔 최대실적을 바탕으로 미래성장 동력 확보와 해외사업에 초첨을 맞출 계획이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SK㈜ 이사회에서 '성장'을 화두로 밝히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는 지난해 131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달성,사상 첫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올 목표인 140억달러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율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SK네트웍스는 실적호조로 채권단 경영평가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자구계획 이행률도 계획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90%를 달성하는 등 조기졸업 요건도 갖췄다. 하반기에는 SK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시스템 경영' 인프라 구성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최 회장이 강조하는 시스템 경영의 핵심은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관계사별로 독립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을 설계하고 진화시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하며 이같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그룹이 공유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SK는 지난 3월 CEO세미나에서 '사외이사제'를 모든 관계사로 확대키로 합의했었다. 이에 따라 주요 상장사는 사외이사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이사회를 구축했다. 나머지 상장 및 비상장 계열사까지 사외이사수를 늘릴 계획이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