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경기가 올 하반기엔 나아질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 사이에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전반적인 업황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IT업종 대표주들의 주가도 최근 들어선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IT경기 회복의 폭과 속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수급개선 및 수요증가 등에 힘입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낙관론과 일부 계절적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성급한 기대는 힘들다는 신중론이 대립하는 모습이다. 현재 시점에서 볼 때 IT(정보기술)경기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회복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최근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이 IT산업의 수출경쟁력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유가가 오르면서 하반기 후반의 수요확대에 어려움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생 변수들도 50 대 50의 위험요인과 기회요인이 동시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국 IT산업은 세부적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휴대폰으로 구분될 수 있다. 반도체 업황은 현재 플러스와 마이너스 측면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D램은 공급 관점에서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계절적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회복 국면이 가능할 것이다. 이미 D램 가격은 6월에 2∼3% 상승했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수요보다는 공급 요인으로 인해 가격 인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이 갑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보다는 낮은 수준에서의 증가 정도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휴대폰 역시 성장 국면이 예상되긴 하지만 계절성을 바탕으로 한 수요 견인 정도다. 물론 디스플레이 가운데 TFT-LCD는 가격 하락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 2월 152달러까지 하락했던 17인치 모니터용 패널가격이 6월 현재 160달러까지 반등한 상태다. 2분기를 기점으로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회복에 대한 결론은 쉬운 상태다. 종합해 보면 IT산업의 하반기 전망은 전사업 부문이 수요 증가에 힘입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기보다는 개개의 산업별로 회복 강도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이 바닥권에서 일부 회복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계절성 수요 기반이 가미되는 정도의 회복 국면으로 전망된다. < 민후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