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변화,혁신,인재.'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앉으나 서나 고민하고 있는 키워드다.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어떻게 실행하느냐에 따라 그룹의 미래성장이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해서다. 매월 열리는 그룹 사장단 회의를 아예 '확대 경영혁신회의'로 명칭을 바꾸고 의제 역시 '성과 중심주의 경영''고효율 자율경영''인재양성''경영혁신' 등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동부는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에다 2차 전지,정보기술(IT) 신소재,생명공학 부문까지 성장 잠재력이 있는 첨단사업 투자를 단계적으로 늘려가고 있어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다. 김 회장은 그래서인지 유난히 변화를 많이 강조한다. 최근 확대 경영혁신회의에서 "움직인다는 사실은 뭐든지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변화의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라고 말했다. 책임 있는 사람이 가장 변화를 필요로 할 수밖에 없고 변화에 성공하려면 최고책임자가 솔선수범해서 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감각적인 경영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어서 공부하면서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고 임직원에게 당부하고 있다. 김 회장은 동시에 미래 사업 전략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해 항상 머리 속에 자율과 책임경영의 화두를 심어두고 있다. "새로운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CEO들의 경영판단과 리더십에만 의존해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스템이 조직을 이끌어 가는 자율경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것. 동부가 올초부터 △그룹을 소재,화학,건설 및 물류,보험 및 금융 등 4대 부문으로 재편,'부문 CEO' 제도를 도입하고 △각 계열사별로 CEO,COO(최고운영책임자),CFO(최고재무책임자),CTO(최고기술책임자) 직책을 신설한 게 좋은 예다. 김 회장은 신규 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우수한 역량을 갖춘 전문 경영인들의 전문성과 책임에 기반한 자율경영이 심화돼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 CEO나 임원들을 만날 때마다 핵심 우수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심지어 "사장이 하는 일의 70~80%는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할 정도다. 핵심 우수 인재의 확보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발전의 원동력이며 무엇보다 동부가 미래 사업 구조를 첨단산업 위주로 개편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경영 과제라고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 조직관리,채용·인재 양성 과정 등 인사관리 시스템 전반을 경영혁신 차원에서 개혁하는 일도 이 같은 인식에서다. 김 회장은 변화 혁신 인재 등 세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동부를 '글로벌 초우량 기업(Excellent Company)'으로 키워낸다는 구상을 품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