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5호선 발산역 근처에 위치한 경평궁 보신왕국은 보신탕이라면 입안에 침부터 고인다는 식도락가들이 백리를 마다 않고 찾아오게 할 만큼 솜씨가 빼어나다. 탕과 전골, 수육 등 여느 보신탕집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메뉴지만 일단 먹어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 유명한 북한 '평양단고기집'에 버금가는 보신탕의 제 맛을 내보이겠다는 김경진 대표의 '고집'이 만들어낸 맛이다. 그는 '철학'을 지닌 보신탕 예찬론자다. 개고기가 그 가치를 왜곡됨 없이 평가받고, 더도 덜도 아닌 그 가치만큼 대접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개고기 찬반 논쟁은 으레 감정적으로 치우칩니다. 나라조차 통상문제, 국가이미지 등을 들어 대내외적으로 할 말을 못하는 형국이죠. 하지만 우리나라가 석유 산유국에 버금가는 단백질 보유국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개는 사람과 식성이 같아 단백질의 조정 성분이 가장 비슷한 영양식이고, 식용 견으로 애용되는 황구는 그 어떤 가축과도 비견될 수 없는 단백질의 '보고'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평궁 보신왕국을 찾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는 역시 수육이다. 30근짜리 황구 한 마리에 서너 근 밖에 나오지 않는 다는 부드러운 목살과 배받이살, 갈비살은 경평궁 보신왕국이 자랑하는 최고의 인기 부위. 적당히 기름기가 섞여있고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란 설명만으론 부족하다. 평범해 보이지만 목판에 껍질과 살코기, 야채를 먹기 좋게 담아내는 데는 영양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김 대표의 세심한 배려가 깃들어 있다. 발산동에 터를 잡은 지 몇 년 안됐지만, 수십 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맛 집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경평궁 보신왕국은 '철학이 있는 맛'을 판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하게' 비쳐지고 있는 보신탕집이다. 문의 (02)2668-3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