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는 러시아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다. 그는 생전에 15개의 교향곡을 비롯 오페라 실내음악 발레음악 영화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많은 곡들을 남겼다. 그가 만든 '재즈 모음곡' 중 '왈츠'는 이은주·이병헌 주연의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국내에서 거의 들을 수 없었다. 공산권 국가의 작곡가였기 때문이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쇼스타코비치 서거 30주기 연주회'를 오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다. 프라임필의 제46회 정기연주회를 겸한 이번 공연에서는 '축전서곡 Op.96','첼로협주곡 제1번 Op.107','교향곡 제5번 d단조 Op.47' 등이 장윤성의 지휘와 첼리스트 김우진의 협연으로 연주된다.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서정적이면서도 러시아 국민주의적 성향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주회에서 선보일 곡 중 '혁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교향곡 제5번'은 웅장하고 씩씩한 곡으로 환희의 세계를 지향하는 작곡가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1937년 초연 당시 승리의 개가를 올리는 듯한 행진곡풍의 이 곡의 연주가 끝나자 열광적 박수가 40여분간이나 이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혁명'이라는 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대 초만 해도 대학가에서 몰래 유통되는 카세트 테이프로만 접할 수 있었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이 '스탈린 치하에 짓눌린 민중을 상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031)392-6422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