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인지 전당포인지 헷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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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은행을 보면 전당포인지 은행인지 헷갈립니다."
정 회장은 인터뷰 내내 국내 금융산업의 문제점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그걸 은행들이 왜 죽기살기로 해야 합니까.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 전당포와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우리 금융산업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익성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냐'고 되묻자 "기본적으로 수익성을 추구하는 게 맞지만 방법론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대출심사 능력을 길러야 하는데 아직도 담보대출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은행들이 '레드 오션(red ocean)'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자금시장에 수요보다 공급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저수지 물이 계속 넘쳐나고 있습니다.이렇게 넘친 물이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문제를 일으키는 것입니다.과거 가계대출 및 카드 부실,최근의 아파트 가격 급등세도 초과 유동성 탓이 큽니다."
그는 또 "은행들이 요즘 돈을 많이 벌어서 그런지 은행 경영이 전반적으로 느슨해졌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대형 금융사고가 수시로 터지고,특히 구조조정 기업의 주인 찾아주기가 느려지고 있는 점을 들었다.
"과거 DJ 정부 시절에는 정부에서 리스트를 놓고 주기적으로 부실기업 정리를 챙겼습니다.그러나 이제는 완전히 자율적으로 하는데 왜 신속히 처리하지 않는지 몰라요. 은행이 계속 주인으로 남아 있으면 반드시 모럴 해저드가 생기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