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전쟁' 이젠 中企.소호대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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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영업전쟁의 주무대를 주택담보대출에서 중기(中企)·소호대출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정부의 '6·30 대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은 기업대출 강화를 위해 7월부터 일선 영업점장의 기업대출 전결 한도를 최대 30억원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개인사업자를 공략하기 위해 소호(SOHO)대출에도 가계대출처럼 '신용평가시스템(CSS:Credit scoring system)'을 하반기 중 도입한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 전용상품인 석세스론(Sucess loan)의 판매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키로 했다.
◆중소기업 대출 확대
국민은행은 부실기업여신의 정리작업이 일단락됐다고 판단,하반기부터 기업여신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기업여신 점포장(RM)을 3개 그룹으로 구분하고 여신 전결권을 확대했다.
AAA 신용등급인 외감기업의 RM 전결한도는 종전 70억원에서 1그룹 RM은 100억원,2그룹 RM은 80억원으로 각각 상향조정됐다.
3그룹 RM은 종전과 같은 70억원이다.
또 BB-등급인 외감기업은 종전 10억원에서 1그룹 RM은 20억원,2그룹 RM은 15억원으로 높아지는 등 등급별로 최대 10억~30억원까지 확대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결한도 확대는 RM의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당초 지난달로 마감하려던 중소기업 전용 대출상품 '석세스론'을 연말까지 판매키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개월여 만에 당초 목표치 1조원을 훨씬 웃도는 1조5000억원어치가 팔렸다"면서 "중소기업들의 반응이 워낙 좋아 연말까지 3조원을 목표로 판매를 연장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연5%(변동금리)대의 저금리뿐만 아니라 무료컨설팅,설정비 면제 등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소호시장 선점 경쟁
국민은행은 지난 1일부터 매출 30억원 이하 소기업 및 소호 대출 취급점포를 종전 기업금융점포에서 1000여개 전 개인점포로 넓혔다.
하나은행은 효율적인 소호시장 공략을 위해 소호전용 대출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300만여개에 이르는 BC카드 가맹점을 대상으로 지역·업종별 매출및 시장을 분석한 다음 사업주별 신용등급을 매기는 CSS를 구축키로 한 것.하나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현재 6조원 규모인 소호대출을 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 시장은 등록사업자가 250만명에 달하고 관련 인구만 1000만명에 달해 시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면서 "신용도에 따라 차등금리를 적용할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훨씬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소호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데에는 2006년 도입되는 퇴직연금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5인 이상 종업원을 고용하는 개인사업자도 종업원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게 세제상으로 유리하다.
따라서 소호 대출 고객을 퇴직연금 고객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007년말 도입되는 신BIS제도(바젤Ⅱ) 하에서는 10억원 미만인 소호대출은 기업여신이 아니라 개인여신으로 인정돼 위험가중치가 낮아지는 점도 은행권이 소호대출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