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큰 장(場)이 서기 시작했다.' 11일 종합주가지수가 급등하며 단숨에 1040선을 돌파하자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대세 상승기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상반기 중소형주의 약진 속에 횡보를 거듭하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주들이 최근 증시의 주도권을 되찾으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관망세로 일관하던 외국인들도 우량주를 중심으로 대거 매수에 나서는 양상이다. 여기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정보기술(IT) 경기가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되면서 '서머 랠리' 기대감을 부추기고 있다. ◆다시 전면에 나선 외국인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단 하루만 제외하고 12일간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특히 IT,운수장비 업종 등에서 시가총액 상위권에 있는 블루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중소형주가 주도했던 상반기 증시와는 달리 하반기에는 우량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은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8일째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이 기간에 64만주나 사모아 삼성전자의 52주 신고가(53만3000원) 경신을 주도했다. 지난 8일 15만주에 이어 이날 16만주를 순매수하는 등 매수 강도도 점점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는 9일째 외국인들이 몰리며 19만원대를 회복했다. 국민은행도 이날까지 7일째,현대차는 5일째 외국인들이 순매수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는 이날 장중 최고가인 6만58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0위권의 대형 우량주 매수에 외국인들이 발벗고 나선 것이다. ◆IT 주도주로 부상 IT경기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이날 무려 10% 이상 급등하며 2만원대에 진입한 것도 긍정적인 IT경기 전망과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IT 업종이 수출과도 직결되므로 IT주가 수출 관련주들과 손잡고 주가를 더욱 강하게 밀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임정석 세종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동안 IT주는 시장 평균에 비해 약세를 보였지만 하반기부터는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수경기 회복과 최근 원화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대형 수출주의 선전도 예상돼 지수 상승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종금증권은 "현대차가 이달 들어 11%나 올랐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한 만큼 하반기 주가 상승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