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부 차량을 감히 누가 검색하랴.' 회사 부품을 조직적으로 밀반출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일부 전·현직 노조간부와 조합원들의 '부품 빼돌리기' 행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기아차 화성공장의 일부 노조 간부들은 출퇴근 자가용을 이용해 부품을 절도하는 대담한 범죄행위를 저질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내규상 근로자들은 자가용을 지정된 주차장에 세운 뒤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공장에 진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누가 감히 노조 간부를 건드리겠느냐'는 특권 의식을 갖고 공장 입구에까지 자가용을 몰고가 주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노조 간부들은 근무가 끝난 뒤 자동차 범퍼,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등 고가의 부품을 공장 입구에 세운 자가용 트렁크에 실은 뒤 검문도 받지 않은 채 유유히 회사를 빠져나오곤 했다고 경총은 전했다. 경총은 "이번 사건은 우발적인 실수가 아닌 조직적이고 상습적인 범죄인 만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이라며 "이번 부품 절도 사건이 올초 '노조의 취업 장사'와 맞물려 노조의 변화를 몰고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 차원의 비리에 '노조'라는 이름을 덮어씌워 기아차 노조 전체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