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트 환율' 어디로..단기급등 따른 조정...재반등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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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주동안 40원 가량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11일 외환시장에서 11원이나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이날 환율 급락을 놓고 일각에선 북핵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주가가 상승하고,원화도 다시 강세로 반전(환율 하락)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환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과정으로 봐야지 본격 하락기조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견해다.
다만 이 같은 숨고르기가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롤러코스터 탄 환율
1010원대에서 1050원대로 수직 상승하던 환율이 이날 급락한 것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11엔대로 내려서는 등 글로벌 달러 강세가 주춤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말 북핵 6자회담 재개 소식도 환율 하락의 기폭제가 됐다.
그러나 국내 외환시장에선 환율 급락의 근본 원인을 최근 환율이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데서 찾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환율 급등에 대한 경계심리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6자회담 등 이슈가 불거지자 최근 2주간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해외 투자은행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달러 매도를 망설였던 국내 수출업체들도 여기에 동조했다"고 분석했다.
◆북핵리스크 완화 효과는 제한적
6자회담 재개 소식은 향후 환율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북핵리스크 완화로 인해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는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미 국채에 붙는 외평채 10년물 가산금리가 지난 8일 0.73%포인트에서 11일에는 0.03%포인트가량 소폭 하락에 그쳤다"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를 대폭 호전시킬 정도의 소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가 상승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도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재권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은 "새로 주식을 사는 외국인 자금은 상당부분 환위험 헤지를 거쳐 유입되고 있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환율 조정은 얼마나 갈까
그러나 환율 조정 과정이 얼마나 이어질지에 대해선 '상당기간 조정'과 '곧바로 재반등할 것'이란 견해가 맞섰다.
이진우 농협 금융공학실장은 "최근 달러화를 대거 매수한 해외 투자은행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어 환율 조정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1020원 선까지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정미영 과장은 "이미 1050원 선을 상향 돌파했던 만큼 1070원까지는 큰 저항없이 갈 것"이라며 "13일 발표될 미국의 5월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호전될 가능성이 높아 환율은 다시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