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에 재개된 제10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는 기존 한쪽의 일방적 지원이라는 일방통행식 경협 논의에서 탈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지금까지 경추위가 정치적 논의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점에 비춰 그야말로 남북한 경제협력 채널로서 위상을 확보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회의의 최대 성과는 무엇보다 남북이 상호 장점을 활용하는 쪽으로 경협의 향후 발전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상시협의체를 설치키로 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경협사무소)는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며 공동운영하는 기구로, 남북 간의 첫 상설 협의체라는 점에서 활용가치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거래 활성화 등 남북기업인의 직접 만남을 통한 민간경협 활성화를 위한 장이 될 뿐만아니라 향후 기능과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정치,군사 등 다른 분야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이 경공업과 자원분야의 협력사업을 제안,이를 심도있게 논의키로 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실제로 이 분야가 남북한 비즈니스로 연결될 경우 남측의 자금과 기술,북측의 자원과 노동력을 결합시킨 성공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반신반의해왔던 경협의 사업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회의가 이 같은 결과물을 낳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보다 지난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극적인 계기와 함께 주요 경협사업 아이템에 대한 인식공유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회의 중간 전해진 북한의 6자회담 전격 복귀 선언으로 대북식량지원과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별다른 이견없이 합의가 이뤄져 전체 회의 분위기가 좋아진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