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수 최병국(29)의 탈주 경로에 대해 12일 전주교도소가 "최씨가 직원을 가장해 직원 통용문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힘에 따라 교도소측의 수감자 경비 시스템에 총체적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전주교도소가 발표한 탈주 경로 조사에 따르면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던 최씨는 운동장 둘레에 설치된 1.8m의 펜스를 넘어 사복으로 갈아입고 교도소 구내 직원통용문과 구내 정문, 교도소 외정문 등 모두 4곳을 통과해 탈옥에 성공했다. 당시 운동을 하던 재소자는 모두 81명이나 됐는데도 교도소측은 교도관과 경비교도대원을 단 2명만 배치, 펜스를 넘는 최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문제는 경비교도대원들을 배치해 감시를 하는데다 출입구가 좁아 지나가는 사람이 누군 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나머지 3곳. 재소자 운동장 및 작업장에서 교도소 감방 및 교도소 구내 정문으로 통하는 직원 통용문에는 경비교도대원이 상주하며 출입자들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지만 사복 차림에 다이어리를 들고 직원을 가장한 최씨는 아무 제지 없이 통과했다. 이어 경비교도대원이 상주하는 구내 정문이나 외정문에서도 신분증이나 출입증 확인을 하지 않고 최씨를 그대로 통과시켰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보면 전주교도소에서는 사복 차림으로 직원을 가장한 재소자는 누구든지 탈주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히 이곳에 출입하는 직원들의 인상착의를 대부분 알고 있는 경비교도대원들이 유유히 걸어나오는 최씨를 제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탈옥에 대비한 경비 및 감시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도소 관계자는 "경비교도대원들이 긴소매인 수감자 관복과는 다른 반소매의 사복을 입고 나오는 최씨를 직원으로 착각한 것 같다"며 "조사가 마무리되면 근무태만 및 경비 소홀 부분에 대해 엄중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