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자재인 금속관이음쇠(피팅) 분야 국내 1위 업체인 성광벤드는 흔히 '조선 관련 수혜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매출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조선 호황보다 중동 오일 경기와 관련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매출의 70%가 석유정제(화학) 발전설비(원자력) 등 플랜트 사업에서 나오고,나머지가 조선 관련 납품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태일 CFO(최고재무담당자·이사)는 "앞으로 3~4년간 중동 '오일달러' 혜택을 볼 전망"이라며 "조선 호황에다 유가 급등에 따른 중동 플랜트 투자붐이란 '겹호재'가 실적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호황·중동 건설붐 수혜 성광벤드는 지난 80년에 법인으로 설립된 중견기업이다. 주력은 금속관 이음쇠다. 배관자재 중 90도 각도로 꺾이는 엘보(Elbow),3갈래로 나뉘는 티(Tee),유류의 속도를 줄이는 레듀샤(Reducer) 등을 만든다. 갈수록 특수강 등 특수재질의 원자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주요 납품처는 건설사와 엔지니어링업체다. 조선과 플랜트 설치에 관이음쇠가 반드시 들어가기 때문이다. 성광벤드는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두산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굴지의 업체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관이음쇠 시장은 전방 산업의 호조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세계 시장규모는 2조원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경우 4대 정유사가 석유 정제·비축을 위해 하반기부터 2008년까지 16조원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시설투자의 4% 정도가 관이음쇠 몫이어서 어림잡아 5000억원 시장이 새로 생길 전망이다. 해외 시장의 중요성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매출의 60%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데다 유가 상승으로 중동에서 건설붐이 일고 있어 해외 시장은 더 큰 '어장'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 4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중동쪽에서 발생하고 내년에는 매출 기여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 올해 수익성은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예상 매출은 1450억원으로 작년보다 19.04% 늘린다는 목표지만 영업이익은 70.45% 증가한 150억원으로 잡고 있다. ◆부채비율 높고 유동주식 적어 물론 주가 걸림돌도 있다. 부채(700억원) 비율이 167%로 높은 편이다. 안 이사는 "2~3년 안에 200억원가량의 빚을 갚아 부채비율을 떨어뜨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63%로 높아 유동성이 낮다는 것도 흠이다. 사내근로복지기금(5%) 자사주(3.15%) 등을 제외한 유동주식이 30%에도 못 미친다는 계산이다. 특수관계인 보유물량 중 200만주가량을 '블록세일'로 넘기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성광벤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주당 50원을 배당했고,올해도 배당 성향을 10% 이상 유지할 계획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