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물이 쌓여가고 있는 것과 관련,가격 침체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실망 매물과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매물이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투자성이 높은 지역으로 옮기려는 실수요자들의 매물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내달 부동산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불안을 느끼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어 증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곽지역의 아파트 처분에 나선 다주택자 중 상당수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살 수 있는 정도의 투자자들"이라며 "강남 집부자들은 아직 이들 만큼 정부의 규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고 부동산대책 발표 시기가 다가오면서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매물 증가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며 "매물이 늘어나면 집값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주택 보유에 대한 심리적 부담 증가로 실제 거래는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현재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매물 증가 현상이 과열된 시장을 어느 정도 냉각시킬 수는 있겠지만 전체 시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주택공급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